10대 소녀 한나 제이콥스의 안타까운 사연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한나 제이콥스는 어느 날 치과 치료를 받기 전, 엄마와 함께 들른 카페에서 따뜻한 초콜릿 음료를 마셨습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였습니다. 엄마는 바리스타에게 분명 우유 알레르기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한나는 음료를 마신 후 급격히 악화되는 쇼크 상태를 보였습니다. 즉각적인 응급 조치에도 불구하고 병원으로 이송된 한나는 결국 소중한 생명을 잃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식품 알레르기의 심각성을 다시금 일깨우는 가슴 아픈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
소아 식품 알레르기의 증가 추세
알레르기 원인 식품군(우유, 계란, 견과류, 밀가루)
국내에서 소아 식품 알레르기의 유병률은 서구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4~6% 수준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10년 동안 전 세계적으로 환자 수가 약 2배 가까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흔한 원인 식품으로는 우유, 계란, 견과류, 밀가루 등이 있으며, 해당 식품을 섭취하거나 단순히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섭취 후 수십 분 이내에 두드러기, 얼굴 및 입술의 부종, 구토, 복통, 기침, 호흡곤란, 어지러움 등의 증상이 갑작스럽게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새 학기 전 부모가 꼭 알아야 하는 이유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부모님이 반드시 식품 알레르기에 대한 정보를 숙지해야 하는 이유는, 극히 일부의 경우(약 1%)에서 아나필락시스라는 심각한 생명 위협 반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 번이라도 이러한 경험을 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먹거리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됩니다. 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극소량의 식품 입자가 점막에 닿기만 해도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나필락시스란 무엇인가?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식품 알레르겐에 의해 면역 체계가 과민 반응을 일으켜 심각한 저혈압 쇼크 상태로 급속히 진행되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면역 체계가 알레르겐을 인식하게 되면, 이를 기억하고 IgE 항체를 생성합니다. 이후 동일한 알레르겐이 체내에 다시 유입되면, 염증 세포 표면의 IgE 항체와 결합하면서 수분 내로 강력한 염증 매개 화학물질이 분비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급성 호흡곤란, 혈압 저하, 의식 소실과 같은 쇼크 증세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론적으로 모든 종류의 음식물이 아나필락시스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응급 대처법과 새 학기 전 준비해야 할 사항
식품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원인 식품을 철저히 피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100% 예방은 어렵습니다. 같은 조리 도구를 재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심각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식품 알레르기를 경험했다고 해서 항상 두려움 속에서 지낼 필요는 없습니다.
한나 제이콥스의 사례에서 비극을 막을 수 있었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바로 알레르기 쇼크 예방용 에피네프린 주사입니다. 만약 주사기가 준비되어 있었다면, 쇼크 상태가 진행되기 전에 신속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필자 또한 식품 알레르기 환자로서 응급 상황을 대비해 쇼크 예방용 주사기를 항상 휴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주사를 사용할 때 실수로 손가락을 찌르는 위험한 상황을 겪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주사를 휴대해야 하는 아이가 있다면, 반드시 미리 충분한 연습을 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새 학기 자신감, 식품 알레르기 예방에서 시작
국내 연구에 따르면 일부 식품 알레르기의 경우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증상이 완화되거나 소실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계란, 우유, 밀가루에 의한 알레르기는 대개 만 7~12세 이전에 증상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땅콩, 견과류, 해산물에 대한 알레르기는 성인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계란의 경우 6세까지 73%, 우유는 12세까지 64%, 밀가루는 9세까지 69%에서 증상이 소실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그러나 일부 아이들은 증상이 지속되며, 평생 특정 음식 섭취를 제한해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합니다. 이를 지켜보는 부모의 심정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이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러한 이유로 국내외 여러 연구팀은 식품 알레르기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습니다. 아주대학교병원 알레르기 연구팀은 면역 관용 원리를 이용한 근본적 치료법을 개발 중입니다. 이는 장기간 저용량의 원인 식품을 체계적으로 섭취하며 면역 체계를 변화시키는 방법으로, 가정에서도 적용할 수 있도록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치료보다 예방이 더 중요한 상황이며, 에피네프린 주사와 같은 응급 처치 방법을 숙지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최근에는 유효기간이 길고 주사 주입이 필요 없는 비강 분말 제형의 치료제도 개발되고 있어 앞으로의 대처 방법이 더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식품 알레르기 체크리스트*
자녀가 식품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다면, 반드시 담임선생님과 영양사 선생님과 충분한 논의를 거쳐 대비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 자녀의 알레르기 증상과 원인 식품에 대해 명확히 설명하기 ✔ 피해야 할 식품 및 대체 가능한 식품 목록 제공하기 ✔ 자녀의 아나필락시스 대처 계획(비상약, 주사기, 응급 이송 병원 등) 마련하기 ✔ 학교의 식품 알레르기 관리 정책(병원 진단서 제출 여부, 급식 대체 식단 여부 등) 확인하기 ✔ 에피네프린 주사 보관 장소와 이를 투여할 수 있는 담당 인력(보건교사) 여부 확인하기 ✔ 통학 차량 운전기사와 협의하여 이동 중 음식 섭취 금지 요청하기 ✔ 등교 전 담당 알레르기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 진행하기 |
이 글을 통해 식품 알레르기로 고민하는 부모님들이 새 학기를 앞두고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생활하며 건강한 학창 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출처: 엄마는 생각쟁이